독자에게 온 편지
죽음에 대한,
그림자에 대한 내용이 너무 많아요.
삶에 대해,
평범한 날들에 대해,
정동된 일상을 향한 바람에 대해 써 보세요.
학교 종이
절제의 귀감이 될 수도 있고,
나아가 학식의 귀감이 될 수도 있잖아요.
죽음에 대한 내용이
어둠에 대한 집착이 너무 많아요.
보세요, 비좁은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군중이
저마다 증오의 찬가를 부르는 모습을.
음악에 대한 내용이 너무 많고,
조화와 안정,
이성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네요.
우정의 다리가
절망보다 더 견고하다고 느껴지던
그 순간에 관해 써 보세요.
사랑에 대해 써 보세요.
기나긴 저녁에 대해,
새벽에 대해,
나무들에 대해,
빛의
무한한 끈기에 대해.
타인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 아담 자가예프스키 _ 최성은, 이지원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