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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더글러스 애덤스

 



p.247

그는 뉴트리-매틱에게 인도에 대해서 말했다. 그리고 중국과 쓰리랑카에 대해서 말했다. 그는 태양 아래서 말려지고 있는 넓적한 이파리들에 대해 말했다. 은 주전자에 대해 말했다. 여름날 오후의 잔디밭에 대해 말했다. 뜨거운 물에 데지 않도록, 홍차를 따르기 전에 우유를 먼저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동인도회사의 역사까지 간략하게 개괄했다. 


p.561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비행이라는 주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하늘을 나는 기술, 아니 그보다는 요령이라는게  있다.
요령은 땅바닥을 향해 몸을 던지되 그 땅바닥이라는 목표물을 놓치는 것이다.
한가지 문제는, 땅바닥을 우연히 놓쳐야 한다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땅바닥을 놓치려고 애써봤자 소용없다. 왜냐하면 놓치지 못할테니까. 반쯤 떨어지다가 갑자기 정신을 다른 데 팔아야 하고, 그래서 더 이상 추락이라든가 땅바닥이라든가 실패할 경우에 겪에 될 크나큰 아픔 따위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p.930
"제가 마지막으로 심부름해드릴 일 없으세요?"  그는 공허하게 쩔렁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대신 받아올 만한 종이 한 장이라든가, 아니면 문이라도 열어드릴까요?" 마빈은 계속 말했다. 
 마빈의 머리는 녹슨 목의 베어링들을 따라 긁히는 소리를 내며 움직이면서, 아득한 지평을 훑어보는 것처럼 보였다.
 "현재로서는 문이 하나도 없는 거 같네요." 로봇이 말했다. "하지만 오래 기다리기만 하면, 누가 문을 지을 거라고 확신해요. 그러면 ……." 그는, 머리를 빙글 뒤틀어 다시 아서를 바라보면서 느릿느릿 말했다. 


p.932
"기억나세요? 저를 처음 만났을 때를/" 그는 마침내 아서에게 말했다. "당신을 다리 위로 끌어 올려주는, 지적으로 정말 힘겨운 일을 수행해야  했지요? 그때 제가 몸 왼쪽 다이오드들을 따라서 끔찍한 통증이 있다고 말씀드린 거 생각나세요? 부품을 바꿔달라고 했는데, 끝내 바꿔지지 않았다고 말씀드렸죠?"


"혹시 짐작할 수 있으시겠어요?" 마빈은 말없이 지낸 시간이 좀 민망해질 정도로 충분히 길었다는 판단이 서자 이렇게 말했다. "어느 부품이 한 번도 교체되지 않았는지? 어서요. 맞힐 수 있나 보게요."
그러더니 이렇게 덧붙였다. "아야."
"아야, 아야, 아야, 아야, 아야."


p.1026
그의 시간 계산에 따르면, 여기까지 오기 위해 그는 일 년 동안 고생스러운 여행을 했다.  펜처치를 완전히 사라지게 해버린 초공간에서의 사고 이후로 일 년이었다. 한순간 그녀는 슬럼프 z에서 그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다음 순간 우주선은 더할 나위 없이 정상적인 초공간 비행을 했고, 다음에 그가 봤을 때 그녀는 거기 없었다. 심지어 그녀의 이름조차 승객 명단에 없었다.

그들은 티켓 약관의 조항 하나를 가리켰다. 거기에는 수명이 플루럴 구역에서 시작된 존재가 초공간 여행을 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으며, 초공간 여행을 하는 경우 위험 부담은 본인이 책임진다고 적혀 있었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그들은 말했다. 

p.1219
"여기는 너의 집이 아니야." 트릴리언이 여전히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에게는 집이 없어. 우리 중에 집을 가진 사람은 암도 없어. 이제 집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야. 내가 방금 얘기한 실종된 우주선 있지. 그 우주선의 사람들도 집이 없어. 그 사람들은 자기네들이 어디서 왔는지 몰라. 심지어 자기네가 누군지, 왜 살아가는지조차 몰라. 아주 황망하고, 아주 혼란스럽고, 아주 겁에 질려 있단다. "